요즘 개발자들이 모이면 가장 많이 하는 대화 주제가 뭘까?
- AI
- 그래서 나는 대체되는 걸까
AI 시대에 모두가 대체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만,
그걸 가장 크게 체감하는 사람들은 아마 개발자일 것이다.
우리는 지금,
우리가 만든 것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 위에 서 있다.
이 흐름은 막을 수 없다.
우리 회사는 AI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편이다.
서로의 활용 방식을 공유하고, 더 나은 사용법을 빠르게 확산시킨다.
작년에도 AI는 분명히 붐이었다.
그런데 올해는 다르다.
변화의 속도가 아니라
변화가 체감되는 밀도 자체가 달라졌다.
AI로 인해 생산성이 늘었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.
반복 작업은 물론이고,
기능 구현에 들어가는 시간도 눈에 띄게 줄었다.
예전에는 4일이 걸리던 일이
이제는 1~2일이면 충분하다.
그렇다면 이제 더 여유로워졌을까?
전혀 아니다.
오히려 더 피곤해졌다.
AI를 쓰면서 한 번에 처리하는 일이 늘어났고
그만큼 하루에 다루는 맥락도 많아졌다.
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
그 사이에서 계속 컨텍스트 스위칭이 일어난다.
거기에 더해 새로운 AI 도구, 새로운 방식, 새로운 흐름이
매일같이 쏟아진다.
따라가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고
따라가자니 숨 쉴 틈이 없다.
지금의 나는 AI 파도 위에서 서핑을 하고 있는 걸까
아니면 그냥 버티면서 끌려가고 있는 걸까?
파도를 타고 있는 것 같다가도 계속 물을 먹고 있는 느낌이다.
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.
멈추는 순간 가라앉는다.
그래서 요즘은 방향을 바꾸고 있다.
물에 빠지지 않는 것만큼이나
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.
예전처럼 바로 코드를 작성하지 않는다.
먼저 충분히 묻고, 문제를 정리하고, 방향을 결정한다.
AI를 단순히 코드를 대신 작성해주는 도구가 아니라,
생각을 확장하는 파트너로 사용하려고 한다.
결국 중요한 건
얼마나 빠르게 만드는지가 아니라,
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이다.
AI 에 휩쓸리지 않고 파도를 탈 튼튼한 다리가 필요하다.
AI 시대에 필요한 건 더 빠른 사람이 아니라,
계속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.
그래서 나는
파도에 휩쓸리는 사람이 아니라 도구를 선택하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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