최근 교환학생으로 참여한 팀 프로젝트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셔서, 회고록을 작성해보려고 합니다. 그동안 일상 블로그에서 자잘하게 언급했던 팀 프로젝트 내용을 하나의 글로 정리해보려 합니다.
제가 미국 교환학생으로 참여한 팀 프로젝트는 Senior Design으로, 한국의 졸업 캡스톤과 유사한 과정입니다. 하지만 한국의 캡스톤이 대부분 같은 과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는 반면, 이 학교의 시니어 디자인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팀을 구성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.
저 역시 기계공학, 토목공학, 컴퓨터공학, 전자공학 등 여러 전공의 친구들과 팀을 이루었습니다. 이 팀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학기 초 교수님과의 미팅에서 저의 꿈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였습니다. 당시 2학년 때 친구들과 함께 진행하던 Flutter 앱 개발 프로젝트 이후 UI/UX와 사용자 서비스 개발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. 교수님께서 저에게 얼마나 개발해봤냐고 물으신 후, 교수님 팀의 UI 파트에서 함께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셨습니다.
사실 미국에서 사람들과 팀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이 제 목표 리스트 중 하나였기에, 즉시 수락했습니다. 그리고 참여하게 된 팀은 BADGER라는 이름을 가진 팀이었습니다.
우리 팀은 Chasing Geese, 즉 자율주행으로 캐나다 거위를 쫓는 로봇 자동차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.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캐나다 거위는 꽤 큰 문제입니다. 이 거위는 정말 크고, 개발할 때는 모형이나 사진으로만 봤지만, 이후 뉴욕에서 실물로 보았을 때 그 크기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. 저 정도면 어린아이가 붙잡혀도 모를 정도...
이 거위의 문제는 단순히 크기뿐만 아니라, 외래종인 캐나다 거위이기 때문에 보호종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점입니다. 초기에 미국에 들어올 때 개체 수가 적었기에 보호종으로 분류되었고, 이후 개체 수가 늘어나도 여전히 보호종으로 남아 있습니다. 이로 인해 사유지에 피해를 주어도 거위에게 상처를 내거나 죽이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.
캐나다 거위들은 골프장이나 공원과 같은 장소에 무리 지어 다니며 풀을 뜯어먹고 똥을 싸는 등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.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분의 골프장은 사람을 고용하여 거위를 쫓고 있는데, 이를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신하여 거위를 찾아내고 쫓아낼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우리의 목표였습니다.
그중에서 제가 맡은 파트는 이 기기를 관리하는 사람이 위치, 배터리 정보, 현재 상태(순찰 중, 멈춘 상태, 문제 발생 중)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앱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. 또한 핸드폰으로 기기의 순찰을 시작하거나 멈추게 하고, 충전을 위해 기기를 하우스로 돌아오게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맡았습니다.
팀 프로젝트는 매주 두 차례 회의가 있었고, 그 중 하나는 팀 교수님과의 전체 미팅이었습니다. 전체 미팅에서는 지난주 진행한 과정과 이번 주의 진행 상황을 각 파트별로 발표하는 시간이었습니다. 각자 다른 파트를 담당하기 때문에,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협업이 필요한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.
사실 저에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바로 이 발표였습니다. 다른 팀원들은 대부분 컴퓨터공학 전공이 아니었고, 컴퓨터공학 전공자라 하더라도 Flutter와 같은 앱 개발을 접해보지 않은 친구들이 많았습니다. 그래서 현재 진행 과정과 로봇과의 통신 과정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.
비전공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발 지식을 영어로 설명하는 과정은 상당히 도전적이었습니다. 그래서 매주 발표 준비를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. 언어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시각적 자료나 예시를 준비했고, 개발에 사용되는 전문 용어를 다른 전공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.
팀 프로젝트는 1년간 진행되었고, 좋은 기회를 통해 여름 방학 동안에도 시니어 디자인 개발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. 산학 프로젝트 덕분에 회사에서 제공한 기회를 통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.
자세한 일상은 일상 블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. (비밀번호: 0830)
프로젝트 진행 후에는 팀원 소개와 프로젝트 개요가 담긴 플랜카드가 랩실 앞에 붙여지고, 작은 패널렛도 만들어졌습니다.
매 학기 말에는 모든 시니어 디자인 팀과 교수님들, 그리고 산학 업체 관계자들을 모아 발표를 진행합니다. 저도 UI 파트를 담당하여 발표를 했습니다.
이번 팀 프로젝트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로봇과의 소통을 시도하며, 로봇 개발 파트와 함께 소통 부분을 공부하고 개발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. 앱 내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로봇의 기본 정보 및 위치 정보 등의 데이터 변환과 전송도 함께 개발했습니다.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협력하며 하나의 프로젝트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했고, 국제적 환경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협업하는 능력과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.
이상으로 Badger 팀 프로젝트에 대한 회고를 마칩니다. 여러분의 궁금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!
'개발자의 성장 기록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우아콘2024 듣고 감명받은 "우아한플레이그라운드" 제작기 따라 해보기 (1편) (3) | 2024.12.02 |
---|---|
유연성 강화하기 - TDD 적으로 사고하며, 차근차근 꼼꼼하게! (0) | 2024.10.30 |
유연성 강화하기 - 부끄러움에 '도전하기'를 도전하는 나 (2) | 2024.04.11 |
[육목 알고리즘] 그 개발의 시작 (1) | 2024.02.22 |
2023 ICPC 예선 후기 (1) | 2023.10.24 |